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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허브 텃밭 올해 텃밭 한 이랑은 통채로 허브를 심었다. 거의 모종이 아닌 씨앗을 발아시켜 심었는데, 종류는 루꼴라, 바질, 애플민트(월동 된다. 작년에 심은 게 월동해서 났다. 페퍼민트는 애플민트한테 밀렸는지 흔적이 없다.), 고수(몇 년 전에 씨뿌려 키웠더니 안 심어도 매년 씨가 떨어져서 난다.), 올해 이웃한테 모종으로 받은 캐모마일이다. 이렇게...딸들이 라면 끓여서 마당으로 내 오고 나는 고수 뜯어서 라면에 넣어 먹었다. 고수 넣은 라면 드셔보셨는지?^^ 더보기
정원에 있으면 무념무상 춥지도 덥지도 않은 요즘이다. 아직 모기도 별로 없으니 정원에 나와있기는 이보다 더 좋을 때가 없다. 퇴근 후 나무 그늘에 의자를 놓고 앉아 우리집 강아지가 물어오는 인형을 몇 번 던져준다. 녀석은 정원을 몇 번 뛰놀고는 헥헥거리며 내 발치에 배 깔고 엎드린다. 더 이상 뭘 새로 심을 데도 없는 정원 구석구석에 야생화가 피어난다. 야생화는 분명 내가 심은 것들이 맞는데, 가끔 우연히 나는 것들을 발견하면 기쁨이 색다르다. 지난 가을에 튤립을 심었던 토분에 튤립은 정작 시원치 않게 폈었는데, 거기에 팬지 씨앗이 떨어졌었는지 튤립이 진 후에 팬지 싹이 좀 났었다. 뽑을까 하다가 그냥 놔두었더니 노란 팬지가 가득 피었다. 덕분에 원래 초봄에 피는 팬지가 우리집에선 요즘이 한창이다. 이런 것도 자연이 준 선물이.. 더보기
6월 중순 텃밭 집을 지어 이사온 지 이번 여름으로 만 5년이 되었다. 텃밭 농사꾼이 된지도 그만큼 되었는데, 이제 좀 흙이 기름지나보다. 처음엔 잡초도 안 날 정도로 안 좋은 흙이었는데 올해는 작물이 정말 잘 된다. 상추 비롯한 쌈채소, 허브류는 진작에 풍성한 수확을 해왔고, 이제 열매 채소가 주렁주렁 달리기 시작한다. 말 그대로 주렁주렁......나한테는 보석 같이 보이는 예쁜 열매들이 매일 새로 생겨난다. 작년까지만 해도 열매 채소는 잘 안 돼서 관상용이라고 말하던 텃밭이었는데, 올해는 좀 자랑해도 되겠다 싶다. 농약도 안 치고 거름만 가끔 줄 뿐인데 벌레도 거의 없이 6월 중순을 맞았다. 벌레들이 싫어하는 허브류를 중간중간 심었던 탓일까, 무당벌레와 거미 같은 진딧물 잡는 친구들이 활약한 덕일까. 대기질마저 좋으.. 더보기
우리집 매실 첫 수확 지난 일요일, 남편이 이제는 매실을 수학해야겠다고 말했다. 3년 전인가 4년 전에 과실나무랍시고 어디서 막대기 같은 걸 여러 개 사 온 걸 보고 나는 기가 찼었다. 하나는 매실, 하나는 모과, 대추, 체리, 자두라는데....... 이 지팡이 같은 게 과연 나무가 되겠어? 하며 비웃었던 나무들인데......그 묘목들이 어느새 제법 아름드리 나무가 되었다. 그 중 첫 성과가 매실이다. 모과, 자두, 체리, 대추는 아직 더 커야 열매를 맺으려나 영 부실한데 매실만은 주렁주렁 열렸다. 초봄에 꽃도 예쁘게 보여주더니 열매라니...... 너무 기특하고 예뻐서 자랑하지 않을 수가 없다. 남편은 사다리를 놓고 올라가 매실을 따고 딸들은 받고 해서 모아놓으니 양도 제법이다. 매실청을 담글까 술을 담글까 고민하다 둘 다 .. 더보기
밥상 위의 정원 정원에서 꽃만 즐길 수 있다면 참으로 섭섭할 일이다. 우리집 뒷마당에 가면 보리수, 사과나무, 자두나무, 뽕나무, 대추나무 등 과실수가 있고, 늙은호박, 머위도 자란다. 앞마당에는 앵두나무, 천도복숭아 나무, 매실나무, 모과나무, 포도나무, 그리고 채소를 심는 텃밭이 있다. 유실수는 적당한 때에 가지치기를 하고 벌레 먹기 전에 약을 치는 등의 수고가 필요한데 이건 전적으로 남편이 담당한다. 텃밭 채소는 거의 내 일인데, 잎채소는 주로 씨를 뿌려 키우고 토마토와 고추, 가지, 애호박, 오이 등의 열매채소는 4월 말이나 5월 초에 모종을 사다 심는다. 이랑을 검은색 비닐로 덮는 텃밭 농사는 하지 않는다. 거의 관상용이자 취미로 하는 텃밭이라 면적도 넓지 않고 솔직히 나는 잡초 뽑는 것도 좋아한다. 정원을 눈.. 더보기
리디아의 정원처럼 '리디아의 정원'이라는 그림 동화책이 있다. 시골에 살던 리디아는 세계대공황 중 부모님이 실직하고 집안 형편이 어려워지자 도시에 있는 삼촌네 집에서 잠깐 살게 되는데, 삼촌은 빵집을 운영하는 무뚝뚝한 사나이다. 싹싹한 리디아는 그곳에서 학교를 다니고 삼촌을 도우면서 틈틈이 집에서 가져온 꽃씨를 파종한다. 할머니가 우편으로 꽃씨를 보내주시기도 한다. 아마 리디아의 식물 사랑은 할머니에게서 물려받은 게 틀림없는 것 같다. 리디아가 삼촌네 집에 머문 시간이 지날수록 황량한 도시 배경 그림이 점차 예쁜 꽃으로 수놓아진다. 처음엔 빵집 그림도 삭막하기 이를 데 없었는데, 뒤로 가면 빵집 창문틀 아래 상자화분에 꽃이 만발하고 창문 안으로 손님이 줄지어 서 있는 그림을 볼 수 있다. 이는 리디아로 인해 빵집 손님마저.. 더보기
장미의 추억 설레는 감정은 새로운 것을 봤을 때만 생기는 것이 아니다. 오래 되고 식상한 옛 것이라도 그 추억이 아름답다면 다시 그것을 보았을 때 마음이 불쑥 설렌다. 나에게는 빨간 덩굴장미가 그런 것이다. 이맘 때쯤이면 우리 동네뿐 아니라 우리나라 웬만한 지역의 담장이란 담장에 동시다발로 피어나는 빨간 덩굴장미. 내가 기억하지 못할 정도로 어렸을 때부터 7살이 되던 해까지 살았던 주택 담장에 해마다 피어나던 그 빨간 장미를 나는 꿈에도 잊지 못했다. 7살부터 줄곧 아파트 생활을 하면서 어른이 될 때까지 종종 꿈을 꾸면 유년의 주택과 빨간 장미가 보였다. 나에게 빨간 덩굴장미는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어린 시절 추억의 대명사였다. 그래서 5년 전 우리집을 지을 때 내가 제일 먼저 심어야겠다 생각했던 것이 바로 이 빨.. 더보기
블로그 글쓰기 첫 날 이번에도 나를 믿어보기로 한다. '꾸준히'가 안 되던 내가 영어회화 외우기를 시작하면서 나도 뭔가를 꾸준히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자신감을 얻게 되었다. 이 여세를 몰아 글쓰기도 한 번 꾸준히 해 보자. 내가 글쓰기를 하고 싶은 이유는 나 자신을 만나기 위해, 성장하기 위해서다. 지금 글쓰기를 시작한 걸 10년 후의 내가 고마워할 수 있도록 한 번 열심히, 꾸준히 써 보자. 더보기